이달균의 대표시

새들을 위한 진혼굿 - 시와표현 2017년 5월호 발표

이달균 2017. 6. 5. 07:14




새들을 위한 진혼굿


이달균



새들도 지치면 날개를 접는다

남도의 기러기들아 부패한 겨울이 온다

돌아갈 하늘을 잃은 그림자의 선회


언젠가부터 기러기는 부리가 얼어있다

나이테를 만들지 않는 홀로 선 나무처럼

새들도 몸을 부비며 깃들지 않는다


쇠벌늪 질날늪에도

안개만 자욱하다

오호이 대동걸립 부푼 별짜의 난장

칼춤은 바람 가르고 북춤은 진혼 한다



- 《시와표현》2017.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