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복국거리에서 만나는 신비의 생선 - 복어
이달균
마산을 다녀 간 타지 문인들은 마산의 인상을 참 풍성하고 낭만적인 곳으로 기억한다. 행사를 마치고 늦은 저녁시각, 신마산 통술 거리에서 해물 가득 한상을 받은 것이 그렇고, 이튿날 시내로 몰려와 그 유명한 아구찜에 무학소주 한잔을 걸치고는 다시 걸어 나와 복국골목에서 시원한 복어국으로 해장하였으니 당연 그럴 만도하다.
마산 복국골목은 한 서른 집 정도가 모여 있다. 이들 집들은 나름대로 조리 방법도 다르고 손님 맞는 법도 다르다. 어떤 집은 아예 자리가 없어 기다리기도 하고 또 어떤 집은 파리를 날린다. 이유야 있겠지만 왜냐고 물으면 정확한 답을 대기 어렵다.
복어의 종류도 다양하다. 검복, 자주복, 검자주복, 까치복, 금밀복, 흰밀복, 까칠복, 가시별복, 졸복 등. 자연산 복들은 거의 대부분 독이 있는 반면 양식복은 독이 없다.
자연산 생복은 값이 만만치 않다. 그 이유는 먹을 수 있는 부위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복어 한 마리를 회로 요리할 경우 60% 가량을 그냥 버린다. 유난히 머리가 크고 내장이 많아 회로 먹을 수 있는 부위는 등 쪽에 붙은 살 두 쪽이 전부다.
복은 다른 생선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탱탱하기 때문에 두껍게 썰면 고무를 씹는 것처럼 질겨 맛이 떨어진다. 종이처럼 얇게 회를 떠서 얹어 내는 접시의 문양이 비춰 보일 정도여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치명적인 독이 겁나지만 잘만 요리하면 복어 특유의 육질이 고소해 씹을만 하다.
복요리는 무침, 찌개, 국, 회, 구이, 튀김, 불고기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요리로 응용이 가능해 인기가 높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마산 복국 골목의 주메뉴는 복국과 지리다. 복국엔 푸짐한 마늘 양념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푹 넣고 삼아내므로 간밤의 숙취해소에는 그저 그만이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술도가에 있는 크고 오래된 술독에 낀 술 찌꺼기도 복껍질로 문지르면 진다고 하니 애주가들에게 복국집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어쨌든 술의 도시 마산과 복어는 깊은 관계를 갖는다. 마산에 오면 24시간 불이 켜진 복국거리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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