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균의 문학 여행

마산의 인물 -이승기(마산영화자료관장)

이달균 2011. 8. 18. 14:20

마산의 인물

이승기(방송인· 영화자료 연구가)


  헐리우드 키드 이승기

  

  마산의 이승기씨를 아는 사람들은 그에게서 노익장이란 말은 몰라도 늙음, 노쇠 같은 이미지는 전혀 느끼지 못한다. 실제 가까운 이들과의 통화시엔 “감사합니다. 떠오르는 스타 이승기올씨다.”라는 활기찬 인사말을 들을 수 있다. 이런 열정과 유머가 함께 하므로 정신연령만큼은 매우 ‘어린 어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는 욕심쟁이 후후~훗


  그는 마산문화원 부설 <마산영화자료관> 관장이기도 하다. 2007년에 문을 연 이 자료관은  30석 규모의 작은 영화감상실을 비롯해 평생을 모아온 자료들인 수천 권의 영화관련서적 등 도서자료실, 비디오 및 DVD, 영화포스터 전시 등 다목적홀로 꾸며져 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 영화마니어의 땀과 노력이 흠뻑 묻어나는 곳이다.

 

  그는 욕심이 많다. 물론 짐작하겠지만 한 평생 인연이 없는 금전적 욕심은 아니다.

 “개항 100년의 역사를 가진 마산은 오래전부터 영화를 사랑했던 영화도시였고, 많은 영화인들을 배출했던 곳입니다. 이곳에서 저의 자료를 가지고 영화자료관은 만든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여 제 필생의 작업인 <마산영화사>를 쓸 것입니다.”

  

미리 보는 『마산영화사』


  실제 지금 마산영화사 원고의 90%를 완성했다. 올 늦은 봄쯤이면 세상에 출판 될 것이다. 그가 이 책을 쓰려한 이유는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영화도시 마산’이란 자부심 때문이다. 이대엽, 김혜정, 이수련 등의 배우들과, 고선애, 최윤찬(배우 겸 무용가), 강재규(감독),이철혁(제작자) 등등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이들이 마산 출신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체계적으로 연구된 자료는커녕 기존에 나와 있던 책들에도 많은 오류가 발견되었다.

 

  예를 들면 『한국극장사』에 기술된 신마산사쿠라관은 1940년경 개관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그가 밝혀낸 사실에 의하면 일본인 모찌스키 쇼토로가 1932년에 <마산연예주식회사>를 설립하여 극장건립, 대여 등 연예사업을 하였는데, 사쿠라관은 1933년 5월 13일에 개관공연을 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마산야화』(김형윤 저)같은 책에는 마산좌, 환서좌, 수좌 등의 옛 극장들에 대한 글이 한 줄 정도 밖에 기술되어 있지 않아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 책을 쓰게 했단다.

 

  자료를 찾으면서 느낀 점은 마산영화사는 한국근대문화사였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초창기 영화나 공연들이 부산과 마산을 거쳐 대구, 서울, 신의주까지 올라갔음을 알 수 있었다.‘사의 찬미’를 부른 윤심덕, 아리랑의 나운규, 가수 겸 배우 강홍식 등이 마산의 수좌를 거쳐 갔고, 북한의 인민배우 최승희(무용가)가 왔을 땐 관객들이 제일극장에서 외교구락부까지 줄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런 극장사를 발굴하면서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일제 때에 발행된 조선일보, 동아일보, 마산항지(1926년) 등을 배롯하여 마산시사, 경남신문 등등 그가 참고한 자료들은 많다. 그 기록들을 바탕으로 일일이 사람을 만나고 장소를 걸어서 확인하면서 쓴 원고다. 중앙극장, 강남극장 개봉작은 무엇이며, 3.15의거 날은 무슨 영화를 상영하였는지 등등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들을 자세하게 기록하려 한다. 이게 바로 그가 욕심쟁이인 이유다. 또 한 권의 명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