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늑대’라는 말에는 왠지 황량한 느낌이 있다. 사나우면서도 외롭고, 그래서 늘 홀로인 듯 쓸쓸히 떠도는 짐승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름, ‘늑대’. 이 가을 그러한 늑대처럼 먼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외롭고 쓸쓸히 그 누구와도 함께 하지 않은 길을 멀리 떠나야 한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줄이고, 사람의 일도 줄이고, 그리하여 말수도 줄이고. 그렇게 살다보면 어쩌면 자신의 내면을 보다 잘 들여다보게 되지 않겠는가. 늘 바쁘고, 늘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야 하는 현대의 도시민들. 그래서 자신을 제대로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조차도 갖지 못한 채, 겉치레만 하면서 살아야 하는 오늘의 사람들.
이 가을 한번쯤 사람도 줄이고, 말수도 줄여서, 진정 외로움이라는 큰 스승을 한번쯤 만나보는 것, 또한 좋지 않을까.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잎 떨어지는 그 쓸쓸한 길을 따라, 홀로 이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외로운 늑대마냥 한번쯤 자신의 길을 떠나가 보는 것. 아, 아 참으로 크나큰 공부 아니겠는가.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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