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균 시인과 함께 하는 시네마 여행>을 마치고
<마산영화 자료관>에서 12월 한달 간 매주 목요일에 진행한 <이달균 시인과 함께 하는 시네마 여행>을 마쳤다. 이 자료관은 경남신문의 <이달균 칼럼>에서 "영화와 함께 걸어온 한 매니어를 위한 제언"이란 글이 발표되면서 촉발되어 경남신문 사설을 비롯한 계속되는 미디어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 11월 1일 개관되었다.
이렇게 영화자료관 개관과 직간접의 관계를 맺은 터이므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래서 위 제목의 행사를 기획하였다. 처음엔 매우 걱정되었다. 막상 문을 열었지만 찾아오는 이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우려는 기우였다.
첫날 <왕과 나>가 계획되어 있었는데, 박중철 마산시 의원으로부터 "지인들과 함께 하겠다."는 전화를 시작으로 첫 테이프를 무사히 끊었다. 이 영화는 율브린너와 데보라카가 주연한 1959년 작이다. 데보라카는 올해 작고 하였으므로 추모영화의 성격이었다.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버트랭커스터와 함께 진한 키스신으로 유명한 배우이므로 세인들은 그녀의 죽음을 일러 "지상에서 영원으로 떠난 여행"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뮤지컬 영화의 입소문을 타고 다음 영화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올해가 존웨인 탄생 100주년이다. 그래서 그가 주연한 <리오 브라보>(1959)를 상영하였다. 하워드 훅스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데, 진네만 감독의 게리쿠퍼 주연의 "하이눈"과 여러 의미에서 비교되는 작품이다. 존 웨인의 죽음은 미스터리로 기록되는데 아리조나 사막 핵실험의 희생양이란 얘기가 공공연이 떠돈다. 이는 미국의 아이러니다. 미국식 영웅으로 대변되는 그가 세계제패를 위한 핵실험의 희생자가 되다니.... 이런 사연 많은 배우가 주연한 영화이므로 할 얘기는 많았다.
12월 30일에는 "마론 브란도 다시 보기"라는 제목으로 <워터 프론터>(1954)를 상영했다. 대부, 지옥의 묵시록 같은 노년의 말론 브란도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 영화는 젊은 날 반항아의 고고성을 울린 한 배우를 목격할 수 있다.
물론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를 비롯한 영화들은 젊은 날 그의 넘치는 매력을 보여준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폴뉴먼은 "내가 평생을 통해 이룬 것을 브란도는 29세에 다 이루었다."고 회상할 정도로 그는 처음부터 주목받는 배우였다. 심지어 제임스 딘이 그의 연기를 모방했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원한 청춘의 상징 제임스 딘의 <이유없는 반항>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마산복지원의 원생들이 특별 초청된 관계로 한국영화 <단벌 신사>를 상영했다. 장애인도 영화는 볼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유없는 반항>을 보기위해 찾은 올드팬들은 아쉬워하였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다시 단 3편의 영화만을 남기고 전설이 되어 떠난 제임스 딘 주간을 만들 계획이다. 그때 <에덴의 동쪽>,<이유없는 반항>,<자이언트>를 함께 보게 될 것이다.
잃어 버린 청춘은 스크린 속에 생생히 살아 있다. 우리들 청춘도 함께 한다.
그 시절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여행이 될 것이며
지나온 세대에게는 두고 온 청춘의 한 페이를 추억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산 영화 자료관, 50∼60대 향수 자극 '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