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殉葬)
이달균
묻혀주마 충직한 개처럼 살았으니
죽음의 핏방울도 그렇게 뿌려주마
나란히 청동보검의 녹빛으로 썩어질 몸
나머지의 여생도 내 것이 아닐 바엔
차라리 빛나는 수의를 걸치고
장엄한 노래에 묻혀 뜬눈으로 죽어주마
동강난 헌 칼처럼 쓰러져 뒹굴어도
뼈마디 마디마디 꺾어 울진 않겠노라
한 마리 준마와 함께 서서 잠들 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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