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균의 대표시

이달균 - 순장(殉葬)

이달균 2018. 6. 22. 11:02



순장(殉葬)

  

 

이달균


묻혀주마 충직한 개처럼 살았으니

죽음의 핏방울도 그렇게 뿌려주마

나란히 청동보검의 녹빛으로 썩어질 몸

나머지의 여생도 내 것이 아닐 바엔

차라리 빛나는 수의를 걸치고

장엄한 노래에 묻혀 뜬눈으로 죽어주마

동강난 헌 칼처럼 쓰러져 뒹굴어도

뼈마디 마디마디 꺾어 울진 않겠노라

한 마리 준마와 함께 서서 잠들 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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