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균의 대표시

이달균 - 북어

이달균 2018. 6. 22. 10:35





북어

이달균

 

못에 찔려 잠드는 날들이 많아졌다

좌판 위 마른 북어의 정물처럼 차갑게 누워

가슴을 짓밟고 가는 구두소리를 듣는다

뚜벅뚜벅 그들처럼 바다에 닿고 싶다

아무렇게나 밀물에 언 살을 내맡겨 보면

맺혔던 실핏줄들이 하나 둘 깨어날까

내 꿈은 북(北)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았고

하얗게 녹슨 생각들이 부서져 쌓이는 밤

뜨거운 피를 흘리며 깊은 잠에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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