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창원시 안상수 시장이 한 창원시의원이 던진 계란을 맞는 황망한 일이 벌어졌다. 갑작스러운 일이었기에 관계자들도 어쩔 수 없었으리라. 간단히 설명하면 전임 시장 시절 NC다이노스 홈구장 진해 유치를 약속했는데 안상수 시장이 마산야구장으로 변경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K의원은 진해지역 시의원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해 경남 최초의 프로야구단 진해 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고 이런 결과에 심히 실망했을 것이니 이해가 가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꼭 이런 방식이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한국현대사에서 계란투척은 종종 있어 왔고 힘없는 민초들의 최후 항변의 표시로 여겨지기도 했다. 자유당 정권시절 국회의원 김두한은 재벌밀수와 관련해 국무위원석에 오물을 퍼붓기도 했는데 상당부분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므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하든 중요한 것은 공감대의 형성이다.그에 비해 이번 계란투척사건은 좀 다른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 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의원이고, 진해지역을 지역구로 하고 있지만 엄연히 창원시의원이므로 창원 전체의 발전을 바라봐야 하는 입장에 있다. 또한 그의 발언을 보면서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8일 한 라디오에서 한 그의 발언을 보면 중차대한 시의 결정을 두고 시장 한 사람의 정서로 인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한 말이 그것이다. 옮겨 보면 “안상수 시장은 마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고요. 그리고 또 검사로 발령받고 초임으로 거기에서 오래 계셨고요. 이러다 보니까 지역 친구들도 많고, 향수도 있을 거 같아서…”라고 발언했다.
만약 K의원 말대로 시장 개인의 마산에 대한 애향심과 친소관계로 인해 빚어진 결과라면 당연히 의회에서 엄중히 질의해야 하고 감사기관에 이첩하여 조사해야 마땅하다.
자치단체가 어떤 사업을 행할 때는 시장 개인의 생각보다는 전문기관으로부터 타당성조사를 하고, 사후에 미치는 일까지도 면밀히 검토한다. 특히 전임 시장의 일을 변경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이 점을 모르지 않는 시의원 입장에서 그런 말을 한 배경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공감을 얻을 발언은 못 된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적 운영자인 구단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했느냐의 문제다. 진해구장은 야구인들은 물론 한국야구위원회마저 의문을 표시하고 있었고, NC구단 또한 몇 차례에 걸쳐 진해를 고집하면 연고지를 옮기겠다고 말해 왔다. 지자체는 법이 허용하는 한 사업주가 공장을 짓고자 하는 곳에 편의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마산구장이 이와 다르지 않다.
사업을 수행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시위를 벌이는 진해 구민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 하는 바 아니나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므로 대승적 차원에서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항만이 건설되기 전 진해는 해군과 해병대가 떠나고 철 지난 바다처럼 썰렁했다. 목소리를 높이기 이전에 그때 진해를 위해 어떤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이제 설왕설래는 그만두자. 그 상실감을 어찌 모르겠는가. 야구를 사랑한다면 마산구장으로 찾아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면 된다. 계란을 던지는 힘을 아껴서라도 지금은 이런 애향심을 새로운 사업 구상에 쏟아야 할 때다. 희망의 미래는 생산적인 일을 더욱 생산적으로 고민할 때 이뤄진다.
이달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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