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중앙시조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중앙시조신인상 김석이, 중앙시조대상 강현덕,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 김수형 시인. 뒷줄 왼쪽부터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중앙시조대상 본심 심사위원 이정환 시인·박진임 문학평론가·이달균 시인.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019 중앙시조대상 시상식 열려
한해 결실 돌아보는 시조단 축제
강현덕·김석이·김수형 시인 수상
강 시인과 ‘중앙시조’의 인연은 각별하다. 1994년 그는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을 수상해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리고 꼭 10년 만에 같은 자리에서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받았다. 그런 후 등단 25년 만인 올해 드디어 중앙시조대상 수상자가 됐다. 강 시인은 “3장의 시조형식이 그러하듯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문을 열고,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으로 전환과 확장을 이루었으며, 중앙시조대상으로 완결을 지었으니 중앙일보와 저의 인연은 어지간히 깊은 것 같습니다”라고 인연의 긴 끈을 짚었다.
2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제38회 중앙시조대상과 중앙시조신인상, 제30회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 합동 시상식이 열렸다. 전국 시조시인과 수상자 가족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자리는 올 한해 시조단의 결실과 대미를 장식하는 축제이자 잔치였다. 신인들의 수상작과 패기 있는 수상 소감 발표에 선배 시인들은 “심장이 쫄깃거린다”며 기뻐했다.
시조 ‘건널목 무대’에서 인생을 ‘이십초의 주마등’에 빗대며 강렬한 울림을 던진 중앙시조신인상 수상자 김석이(59) 시인은 “건널목 무대를 열심히 오고 갔더니 중앙시조신인상의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라며 “진정성의 화분에 건강한 시조의 씨앗을 하나 다시 심겠습니다. 열심히 가꾸겠습니다. 행복한 시조의 메신저가 되겠습니다”라고 감격을 피력했다. 시조 ‘스몸비’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현대인의 소통과 단절을 예리하게 그려낸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 수상자 김수형(49)씨는 수상 소감에서 “더러는 현대문학을 공부한 사람이 왜 시조를 쓰느냐고 반문한 이도 있었습니다”라며 “저는 복잡하고 파편화된 우리 사회를 읽고 노래하는 데 현대시조만큼 좋은 장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는 결코 시조가 될 수 없지만, 좋은 시조는 시를 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율격이 지닌 장점을 되살려서, 산문화되고 난해한 장시에 냉담해진 독자들의 마음을 다시, 그러안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중앙시조대상 심사를 맡은 이정환 시조시인은 “예년에는 단시조로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한 적도 있었다. 내년에는 간명과 절제의 씨앗, 단시조로 대상 수상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조단을 대표해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지엽 이사장과 이우걸 전 이사장이 축사를 했고, 시상식 사회는 정용국 시조시인이 맡았다. 시상은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이 했다.
백성호·김호정 기자 vangog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