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약국
이달균
그 오래된 약국엔
늙은 약사가 있다
먼지나는 헌책방과
풀빵집이 있던 때부터
조제실
의자도 함께
낡아가고 있었다
그들을 다 떠나보내고
성자처럼 홀로 남아서
쿨럭이며 감기를
데불고 온 사람들에게
하루분
첩약을 지어
이마를 만져준다
그리고는 가만히
담배를 피워문다
창밖엔 빈 약통처럼
낙엽들이 굴러가고
잊혀진
국화빵 냄새가 나는
저문 거리의 초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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