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동요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故윤이상(1917~1995)의 음악세계를 동요를 통해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는 동시에, 윤이상 동요 곡들을 재발견해 보급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윤이상의 동요는 작곡가의 음악활동 초기의 산물로, 일제강점기 조국의 어린이들에게 우리말과 가락을 전하고 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작곡되어 민족문화운동으로서의 의의도 있다.
동요제에서는 윤이상 동요를 작곡 당시의 형태 그대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동요곡의 테마를 살린 편곡과 변용을 통해 오늘날의 음악어법과 실정에 맞게 현대화해 공연하며, 작곡활동 중인 음악인들이 동요제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윤이상 곡을 접하고 연구하게 하는 효과도 갖는다.
지난해 3월 18일 열린 2012 윤이상동요제는 중창과 독창 2개 부문 12개 팀이 경합했으며, 대상은 ‘얼음비’를 부른 서현초등학교 ‘꿈을 그리는 요정’ 팀에게 돌아갔다.
올해 2013 윤이상동요제는 40여개팀의 예선을 거쳐 17일 본선 무대에 중창 6, 독창 4팀이 경합하며, 심사를 통해 대상과 인기상을 포함한 6개의 시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윤이상동요제 본선 심사에는 통영 출신의 작곡가 진규영 교수(영남대 작곡과)가 심사위원장을 맡아 더욱 뜻 깊은 축제가 될 전망이다.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축제에 동향 출신 현역 국내 최고의 작곡가가 참여하는 것.
국제현대음악협회 한국지부 명예위원인 진규영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손꼽히는 인물로서, 대표작으로는 교향시 ‘남해’ 등이 있으며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음악을 맡았다.
한편 특별무대의 ‘오마쥬 윤이상’은 윤이상선생의 일대기를 시기별로 4부분으로 나누어 그 의미를 노래하며 헌정하는 곡으로, 칸타타 형식의 곡이다. 본선 심사위원이기도 최천희씨가 작곡, 시조시인인 이달균씨가 작사했다. 혼성 4부 합창인 ‘오마쥬 윤이상’은 통영시여성합창단과 남성 객원멤버 등 50여명이 무대에 선다.
칸타타의 작곡자인 최천희씨의 다른 작품으로는 오페라 대장경, 논개, 소나기 등이 있으며 현 경남음악협회 회장이다. 작사자인 이달균 시인은 지난해 시조 ‘늙은사자’로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집으로 ‘말뚝이 가라사대’가 있다.
헌정 칸타타 초연과 함께 전년도 윤이상동요제 수상곡으로 엮은 메들리를 통영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공연하는 등 이번 동요제는 윤이상 동요를 통한 어린이들의 경연 뿐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풍성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시인 이달균씨가 작사하고 최천희씨가 작곡한 '오마쥬 윤이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푼 꿈의 나라, 통영
이달균 작사, 최천희작곡 누나야 왜 동백은 겨울에 피어나노 남망산 붉은 꽃잎 설레임에 물든다 멀리 세병관에선 나팔소리 들리는데 풍금 앞에 앉아서 나는야 노래 부르리 담 넘어 눈이 푸른 선교사네 집에선 먼 나라의 편지처럼 아코디언이 울리고 아코디언 선율에 뛰노는 날라리 장단 어린 날 통영은 부푼 꿈의 나라였네 자꾸만 바다는 사랑이라 속삭이고 뱃노래 물레소리 내 유년의 음악들 가슴엔 한가득 노래가 쌓이고 가슴엔 한가득 희망이 영그네 조국의 산하에 바치는 이름 이달균 작사, 최천희작곡 푸르고 아름다운 고향을 떠나왔네 음악의 길을 따라 현해탄을 건너고 청춘은 대지를 달리는 거친 바람 바람에 펄럭이는 외로운 깃발이었네 마침내 동방을 넘어서 서양으로 동방의 빛으로 서양을 비췄나니 미륵산을 날아서 다뉴브 강물까지 음악은 거침없이 지구촌을 넘나드네 갈망하는 이에게 문은 열리나니 보아라, 낯선 타국에서 이룬 성취여 굳건히 이룩한 음악의 이정표여 조국의 산하에 내 이름을 바친다 오선지를 달리는 영혼의 맥박 이달균 작사, 최천희작곡 격동의 나날은 조국을 몰아치고 생애는 고달파라 철창에도 갇히었네 암울한 시대의 한가운데서 고독했지만 오선지를 힘차게 달려온 영혼의 맥박 더 이상 상처 입은 용은 아니라네 분단에 눈물짓는 영웅도 아니라네 늘 푸른 미륵산과 수려한 한려수도 내일로 미래로 세계로 뻗어가는 희망과 평화의 노래이고 싶어라 민족과 통일의 노래이고 싶어라 뜨겁게 요동치는 가슴의 맥박이여
영원을 노래한다. 그 이름 윤이상 이달균 작사, 최천희작곡 죽어서도 영원을 노래하고 싶었노라 세계인의 가슴을 데워주고 싶었노라 가여운 영혼에 입 맞추는 음악이여 영광의 세기에 바치는 한 생애여 해 뜨는 나라 건너 석양의 나라에도 낙타와 아득한 사막의 나라에도 길 잃은 사람들의 영원한 나침반처럼 언제나 북극성은 저 홀로 찬란하리니 모든 것 한 줌 재처럼 세월 속에 사라져도 지상의 마지막 노래, 그 음악은 영원하리 평화와 내일의 노래, 화해와 사랑의 노래 언제나 젊은 가슴, 그 이름 윤이상, 윤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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