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마누라 ’, ‘주온 ’,‘패스트 & 퓨리어스 ’, ‘나쁜 녀석들’, ‘툼레이더’ ‘반지의 제왕’ 등등 근래 개봉된 영화들 가운데서 생각나는 대로 열거해본 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정답은 속편의 개봉이다. 이 중 4편은 지난 추석 극장가에 걸린 작품들이다. 전통적으로 명절에 개봉하는 영화들 중 흥행 대박이 나온다. 통념상 속편과 역작은 거의 일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속편과 흥행은 일치할 가능성이 많다.
속편들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속편은 계속 만들어진다. 왜일까? 소재의 고갈, 전편의 검증된 흥행, 마저 하지 못한 얘기들, 관객들의 기대심리, 완벽에 가깝게 발전하는 컴퓨터그래픽과 액션 촬영기술 등등 속편 탄생 이유는 많다.
‘스크림 2’에서는 노골적으로 속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쑥스러움을 피하기 위해 무대를 대학 영화학과로 설정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영화 ‘스크림 2’에 대해 “멍청한 백인 기집애 살찢기는 얘기”라고 혹평한다. 사실 전편의 흥행에 기댄 그저 그런 범작이지만, 우린 당당히 만들어 돈을 벌겠다는 얘기다. 그들은 잘된 속편의 토론에서 ‘에일리언 2’와 ‘터미네이터 2’, ‘하우스 2’와 ‘대부 2’를 거론한다. 다른 영화들은 관점에 따라 다르므로 공통의 동의를 얻지 못하지만, ‘대부 2’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한다.
그렇다. 잘 살펴보면 분명 형만한 아우들은 있다. 내 생각으로는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는 오히려 모험의 속도와 볼거리 면에서 전편을 능가해 보인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걸작 ‘터미네이터’를 보지 않고는 공상과학영화를 말할 수 없다. SF영화의 고전이라 불리우는 이 영화에 대해 매니아들이 보내는 찬사는 끝이 없다. 이런 영화의 속편은 자칫 너무 큰 위험을 동반한다. 하지만 ‘터미네이트 2’는 깊이 있는 시나리오와 디지털 효과의 절묘한 배합으로 전편을 능가한다. ‘매트릭스 2 리로리드’는 또 어떤가? 전편은 키아누 리브스의 총알을 피하는 장면으로 대변되는 특수효과에 기댄 점에 비해, 속편은 ‘기계인간들의 미래세계에 대한 예언’이란 묵직한 철학적 명제를 던져준다. 이 영화는 개봉과 함께 ‘매트리스적 현상’에 관한 담론을 쏟아내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전편에 기대지 않아도 홀로 설 수 있음을 ‘매트릭스 2’는 실증해 보여주었다.
촬영이 진행 중이거나 예고된 속편들도 있다. 기왕에 나올 영화라면 한 번쯤 따져나 보자. 왜 이 영화가 속편으로 만들어져야 했는가, 이 한 편으로 제 나름의 완전성을 갖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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