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자료
이달균 시조집《말뚝이 가라사대》서문.3
이달균
2022. 2. 18. 17:29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마당에선 시(詩)가 곧 놀이고, 놀이가 또한 시더라
이달균 시조집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4
- 이달균 시인 moon1509@hanmail.net
- 등록 2022.02.18 11:33:49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과장(科場)은 모두 다섯인데
가방끈 짧은 축들은
과장과 과장 사이 건너뛰기가 쉽지 않아
이 과장 따로 저 과장 따로
따로국밥을 차린듯하여 내 식대로
그냥 얘기 하나
옷깃에 실밥 풀 듯 풀어내어 엮었으니
원래 것과 다르다고
지나치게 서운케들 생각은 말아주소
광대놀음 하다 보니 양반이 동네북이라
매양 뚜르르 울리고 남에 것 가로채고
가슴에 나라 ‘국(國)’자 붙이고도 백성은 뒷전이고
하는 짓은 제 잇속이나 챙기는
얌체 중의 얌체니 동네북은 당연지사
허나, 이 마당에선 죽일 놈의 양반은
양반대로 할 말 있고
큰애미 작은애미 시앗싸움 한창이라
귀 열고 들어보면
큰애미는 큰애미대로 작은애미는 작은애미대로
제 할 말이 있겠거니
딴 데 가선 못 할 말
이 마당에선 다 하라고 멍석 한 번 펴보았소
문둥이 문둥북춤을 추는데
아침부터 웬 문둥춤이냐고
돌팔매 날아오고 나물 삶은 뜨거운 물에
입도 데고 뭣도 데어, 서럽고 서럽것소!

▲ 문둥이 문둥북춤을 추는데 서럽고 서럽것소!(그림 오희선 작가)
강산 두루미로
한반도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녀보니
산도 조져놓고 강도 조져놓아
천형 문둥이 욕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던 것을
그래서 문둥이는 문둥이대로
비비란 놈은 비비대로
제 할 말 조잘조잘
탈바가지 덮어쓰고 노래하니
이보다 편할 데가 또 어디 있것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