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남의 노래(노랫말로 편집)
2017 경남의 노래(노랫말로 편집)
난중일기. 6
-어물전
동포루 발목 아래 어물전 구경 가자.
어라, 비키거라 못난 놈들 납신단다
이놈은 절떡이, 저놈은 가다랭이,
궂은날 날궂이 하는 요놈들은 아구 쥐치
절떡이 만났으니 길조다 대길이다
가다랭인 회를 쳐서 초장에 무쳐놓고,
가자미는 아작아작 뼈째 구워 올리리라
통제영 밑 어물전엔 이놈들이 고관대작
주둥이 치장하고 꿈지럭 텀벙 물텀벙이
물 튀기며 꼴값 떠는 어물전이 여기구나.
통제공 저녁 찬거리 이만하면 됐을랑가.
난중일기.7
-격군들
해 진다 꽃 진다. 청정한 사람도 진다
설워마라 휘엉휘엉 바람 속에 별 울 때
저무는 혈관을 지나 향기는 백리 간다.
전쟁에 미치는 날 사공의 노래는 없다
한산바다 판옥선 노 젓는 격군들
지문도 눈물도 없이 저어라 노를 저어.
역사는 영웅을 낳고 영웅은 신화를 낳고,
하지만 뉘라 알리? 짚신 한 짝, 누빈 누더기
서책이 외면한 이름 아득하다 낙화유수.
좀벌레의 말
-*일두一蠹 정여창
일두, 그래 난 한 마리 좀일세
남강 모래톱에 섞이면 모래알 같고
벗어둔 남루에 앉으면 얼치기 바늘땀 같은
여보게 뒤주에 쌀말이나 남았거든
한 됫박 인심으로 함께 노놔 자시게
해 넘긴 쌀 무덤 속엔 좀벌레가 꼬이는 법
어허, 이런 이런! 내 말은 바람 풍월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
심심한 한 마리 버러지의 넋두리인 게야
-*일두:경남 함양이 고향인 정여창 선생의 호